세종시 교육2015.09.18 06:00


운석

                  김명수

 

멀다!

더불어 반짝이던 저 밤하늘

지구에 떨어진

싸늘한 심장 하나

 


수억 광년 아니 수백억 광년도 더 멀리 떨어진 아득한 우주 어딘가에서 반짝이던 별 하나가 우연찮게도 지구에 떨어졌다. 아니 일부러 찾아왔다.

불타들어 가는 뜨거웠던 심장 하나를 받아들인 이곳에서 싸늘한 심장 하나가 운석의 가치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국어전용실에 가득 메워진 아이들의 시화작품에서 박 선생님(국어담당)과 닮은 시를 찾아냈다. 선생님은 경기교육청에서 세종으로 혁신학교를 지원하셔서 전국 공모 5명에 발탁되어 오신 분이다.

원탁토론교사협의회에 참석했다가 지인분이 세종이 기회의 땅이고 새로운 학교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곳이란 얘기를 들었다. 워낙 모험을 좋아하고 감각적인 선생님은 참지 못하고 일을 냈다. 덜컥 될 줄은 몰랐다고 고백한다.

 

기자는 이미 선생님과 다른 인연이 있다.

맘씨들(세종교육청 학부모기자단)’ 활동을 시작하면서 글쓰기를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근거를 찾아 논리를 말하던 자연과학도가 부모가 되고부터 주체할 수 없는 감성이 생겼다. 엄마의 눈으로 보는 세상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어디에 풀어야 할까 고민하던 중 글쓰기라는 돌파구를 찾아냈다.

 

나의 기자단 활동을 아시고 세종시 글쓰기 모임(열매문학)’을 작은 아이 담임 선생님께서 추천해 주셨다. 그 곳에서 박 선생님을 만났다.

 

국어 선생님이지만 스스로 글쓰기를 해 본적이 없어요. 내 글은 써 보지도 않고 아이들을 가르쳤네요. 써야지, 써 봐야지라는 마음을 실천하려고요.”

선생님 가입인사말이 정확하진 않지만 기억에 남아있다. 아이들을 좀 더 잘 가르치고 싶은 선생님의 심정이 고스란히 전해져 소중했기 때문이리라.

 

여름 방학 때 중학교 1학년 아이들에게 한 가지 미션을 줬다.

좋아하는 시집 한 권씩을 사서 인증 샷을 선생님께 보내는 것이다. 2학기 국어 첫 단원이 인데 야심차게 20차시 프로젝트수업계획을 하고 계셨기 때문이다.

아는 시인이 김소월밖에 없는 아이들, 그 시집만 빼고 살 것을 요구했다. 시집을 고르며 감수성에 젖을 아이들 모습에 설렌 것도 사실이다.


 

 

윤동주, 나태주, 정호승, 도종환, 김용택, 이해인, 김명수, 류시화, 서정윤, 서정주 그래도 김소월 등 아이들 스스로가 찾아 낸 시집에 웃음 띤 얼굴을 담아 보내왔다.

 


시집 한권에서 맘에 드는 시 3편을 골라 시 낭송시 어울리는 음악을 정했다. 모두 돌아가며 아름아운 시의 향연이라는 자신만의 목소리를 듣는 시낭송을 하였다.

 

문득 나의 고교시절 시낭송회가 떠올랐다.

조용한 음악, 아련한 조명, 떨리는 목소리...

설렘, 기대, 슬픔, 회상...

 

첫 사랑의 맛을 알고 싶으면 나가면서 성모상 옆 라이락 잎을 깨물어 보면 된단다.”

우리들의 로망 테리우스 국어선생님의 마지막 말씀이셨다. 한껏 상기된 얼굴을 하고 흥분하고 있는 여고생들에게 미끼를 던지셨다.

사랑’, 듣기만 해도 가슴 뛰는 이름이여!

 

그러나 미련한 나는 달콤함을 예상하고 젤 큰 놈으로 따서 입 속에 넣었다.

으악, 퉤퉤퉤!!!”

사랑 따윈 필요 없어. 공부나 하자.”

 

다음으로 시화 그리기, 마인드 맵, 시속의 논제를 정해 토론(디베이트)하기, 시 경험쓰기, 댓글달기를 한 후 마지막 차시에 UCC를 제작하기로 했다. 아이들이 재밌어 하면 페러디 시 짓기도 할 셈이다.

1단원 적극적으로 감상하기와 6단원 공감하는 말하기의 단원을 융합하고 재구성을 하여 이번 시관련 프로젝트 수업을 재구성했다고 하였다. 미리 미술선생님과 시어의 느낌을 살려추상화그리기와도 융합을 하였다고 한다. -티칭(Co-Teaching, 협력교수) STEAM수업을 해 볼 기회가 생겼다.

 

오늘 2교시 1학년 4반과 친일파의 작품이 교과서에 실려도 되는가?’라는 논제를 가지고 디베이트 방식을 섞은 토론을 할 생각이다. 물론 주제는 아이들이 정했다. 그래서 반마다 주제가 다르기도 하다. 앞 반은 일찍 일어나는 새를 모티브로 시화를 그린 후 등교시간 9시가 적절한가?’를 논제로 정했다.

 

 


이미 1학기 때 토론을 해 본 경험이 있으므로 이번은 좀 더 자율성을 주기로 했다. 역할분담은 자유롭게 하되 무임승차 없이 누구나 참여해야 한다는 규칙만 세웠다.


 

청소년 이성교재 바람직한가?’

학생 교복착용 해야 하는가?’

학교의 매점설치 바람직한가?’

청소년의 화장 바람직한가?’

동물실험을 해야 하는가?’

한국의 사교육 실태 이대로 바람직한가?’

시험을 봐야 하는가?’

메르스로인한 휴교 바람직한가?’

청소년 두발자유(염색, 펌) 허용해야 하는가?’

그린마일리지 제도 찬성하는가?’


 

1학기 때 각반 아이들이 낸 토론 논제이다. 그러니 2학기 때는 논제 정하기부터 토론참여 하는 모습, 사고의 확장까지 얼마만큼 성장했을까 기대된다.

 

박 선생님은 광복70주년 기념 전국 학생 탐구토론대회아직도 해결되지 않는 역사 일본군 위안부 문제 연구로 참가한 너나들이지도교사이기도 하다. 세종시 관내에서 금상을 탔다. 916일 서울전국대회를 앞두고 주말도 없이 맹연습하고 있다지난 일요일에는 교장선생님께서 지나시다 아이들에게 만원을 주시며 격려해 주셨다. 또 학교의 수위 아저씨께서도 아이들에게 간식을 사주셨다. 감동이었다. 힘이 난다고 전했다.

 

2015729일 수요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개최된 1189차 일본군 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수요집회)에 참여하여 인터뷰를 실시하면서 아이들과 선생님은 많은 생각이 오갔다. 더 깊어진 탐구보고서는 더 나아가 일본군 위안부피해자들이 대다수 한국, 일본, 중국 등에 거주하고 있는 만큼, 동북아 평화를 위해 이 문제를 연구해 보고자 마음먹었다. 흘린 땀방울만큼 아이들에게 좋은 소식이 있길 바랄 뿐이다(그 사이 동상을 수상했단다. 1학년 팀으로서는 대단한 결과이다. 상금은 모두 위안부를 위해 기부한다고 했다. 똑똑한 줄만 알았더니 인성까지...'엄친아'들이다).


 http://www.segye.com/content/html/2015/09/16/20150916004526.html



밤하늘 떨어지는 별똥별에 소원을 빌어 보았는가? 타다 남은 운석에는 태양계의 발단과 다른 행성의 생명체에 관한 비밀이 숨어 있다. 마치 우주역사의 메신저 같다.(다큐사이언스 인용)

오직 내가 하고 싶은 수업을 위해 혁신학교의 꿈을 안고 세종에 터를 잡은 선생님들이 잘 계시는지 궁금했다. 밥은 잘 챙겨 드시는지 수업연구에 어려움은 없으신지 동료교사들과 소통은 잘 하고 계신지 휴일에 취미생활도 즐기실 여유가 있으신지.......

 

 


이들이 학생만을 바라보고 내 반 아이들과 호흡하며 보람을 찾는다면 언젠가 교실 안에 갖혀 버릴 수도 있다. 선생님들의 열정이 우주의 비밀처럼 신비에 싸여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쯤 힘을 실어 줄 때가 왔다.

시낭송 UCC프로젝트

 

1~2차시 자신이 고른 시집 소개하기

3~4차시 좋아하는 시 3가지 고르고 그 중에서 한 가지 시와 어울리는 음악 고르기(주관적 관점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하여 발표하기)

5~6차시 음악과 함께하는 시의 향연분위기에 맞추어 시낭송하기

7~8차시 시에 어울리는 시화그리기

9차시 시전시회 하기(자신의 주체적 관점으로 시각화한 중점사항 발표하기)

10차시 시 경험 쓰기 내용 생성 마인드 맵 그리기

11차시 시 경험 쓰기 내용 생성 마인드 맵으로 친구들과 의견 교류하기

12차시 시 속의 소재로 디베이트 토론 주제 선정하기

13차시 시 속의 주제로 디베이트 토론하기

14~15차시 시 경험 쓰고 친구들과 공유하기

16차시 친구들과 3가지 시 고른 것 댓글 달고 공유하기(모둠별 활동)

17차시 친구들과 시낭송 UCC 모둠별 역할 분담 및 스토리 보드 짜기

18차시~19차시 UCC만들기

20차시~21차시 편집하기

22차시 반별 UCC 상영 발표회 하기

 

Posted by 백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