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첨가물2015.07.31 05:24

850분이 되자 영양교사의 부름에 조리사 한 분과 조리원 세 분이 급식실로 나와 동그랗게 원을 그려 섰습니다.

하나, , , !!”

일상인 듯 구령에 맞춰 아침체조를 하십니다. 440인분의 무거운 음식을 계속 들어 날라야 하니 평소 근 골격운동을 해야 합니다. 엘보우(elbow) 질환에 대한 예방차원입니다. 745분에 식재료 검수를 시작으로 한나절 불볕에서 일하고 있지만 한줌 햇볕 보기는 어렵습니다.

깨끗하게! 맛있게! 친절하게! 엄마의 마음으로 파이팅!”

힘 있는 구호를 외치며 10분 스트레칭이 끝났습니다

 

수요일은 다 먹는 날입니다. 특식이나 별식이 있어 아이들이 더 기다리는 날이기도 합니다.

오늘의 별식은 약식입니다. 우선 약식에 넣을 대추씨부터 발라야 합니다. 찰밥에 잣, , 대추를 넣고, 참기름, 간장, , 계핏가루로 색을 입힙니다. 약밥을 아이들이 빵보다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 입이라도 먹이고 싶습니다. 그래도 저번보다는 쫄깃한 고소함에 익숙해져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약식의 유래는 고려시대 후기 때 승려 일연이 1281년에 쓴 삼국유사 사금갑(射琴匣)조에 기록되어 있다. 488년 신라의 소지왕이 음력 115일에 왕이 경주 남산에 있는 정자인 천천정(天泉亭)에 행차하였다. 이때에 까마귀가 날아와 왕이 신하들에 의해서 살해당할 위기에 처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 덕분에 왕은 역모를 꾀하려던 신하와 궁주(宮主)를 활로 쏘아 죽여서 위기를 모면하였다. 이때부터 정월 대보름을 오기일(烏忌日)로 정하여, 까마귀를 기념하여 찰밥을 지어 제사지냈으며, 약식은 여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위키백과

 

순살닭오븐구이 위에 뿌려질 데리야끼 소스도 직접 만듭니다. 마늘과 양파를 갈아 달궈진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넣습니다. 커다란 주걱으로 타지 않게 계속 저어주는 일은 15년 경력의 조리사님 기술입니다. 데리야끼(간장양념) 원액을 조금 넣고 물엿으로 점도를 맞추면 끝입니다. 조리원 중에도 학부모가 계셔서 늘 긴장하며 음식을 만든다는 예쁜 투정을 하셨습니다.

 

영양교사를 하면서 완제품이나 인스턴트는 쓰지 않고, 식품첨가물이 들어간 소스도 지양하고 있습니다. ‘배부르면 남 해칠 위험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아이들에게 몸에 좋은 음식을 넉넉히 먹이면 학교폭력도 사라지게 될 거라 장담합니다. 무기질이 부족하면 예민해지므로 영양균형을 생각하며 매월 식단을 꼼꼼히 살피고 있기 때문입니다.

 

1130분이 되자 저학년들이 줄줄이 들어섭니다. 막 삶아낸 국수에 육수를 말아야 면이 쫄깃하므로 여전히 조리사 선생님은 국수 삶기에 바쁘십니다. 친절한 엄마의 마음으로 깨끗하고 맛있는 음식을 아이 하나하나에 담아내니 차례대로 사람꽃이 피어납니다. 역시 점심시간이 최고네요!

 

약식을 가득 담아온 4학년 담임선생님께 여쭸습니다.

급식 맛있으세요?”

약식을 좋아해요. 호호. 고운초에 와서 처음 먹어본 음식도 있어요. 추어탕이 나왔는데 저도 맛있었지만 아이들도 잘 먹어서 놀랐습니다.”

 

저도 감탄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음식으로 정성을 다하고 계시니 엄마들이 이렇게 말하겠지요.

학교 가서 잘 먹고 와라. 아파도 밥은 먹고 조퇴해라!”

 

무상급식이 영양교사로서는 좋다고 하십니다. 좀 더 나은 식자재로 좀 더 맛있는 점심을 줄 수 있어서 행복한 선생님이 저도 좋아졌습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백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