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교육2015.07.30 06:00

우리가 왜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세요?”

3일전(518) 작은아이 현규(2)는 저를 돌봄 교실에서 만나자마자 소원을 들어주는 솟대 만들기를 했다고 자랑을 해댔습니다. 자기반만 특별히 담임선생님께서 빨리 신청하셔서 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솟대를 한 손 높이 치켜세우고는 배를 쑤욱 내밀었습니다. 담임선생님 자랑거리가 하나 더 늘었습니다.

 

 

솟대가 뭐야?”

옛날 사람들은 높은 산에 올라가 농사가 잘 되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었대요.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그 소원을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 궁금해졌어요. 그래서 곰곰이 생각을 해봤더니 하늘을 높이 날아다니는 새가 전해 줄 수 있겠구나 싶은 거예요. 그때부터 새를 잡으려고 하니 잡기도 힘들고 잡아도 먹이를 많이 줘야 해서 또 고민이었어요. 그러다 아하! 새 모양을 만들어 높이 세우면 되겠구나 하고 솟대를 만들었대요.”

이야기 듣기를 워낙 좋아하는 아이지만 연기향토박물관 임 영수관장님께서 말씀해 주셨다며 막힘없이 줄줄이 쏟아내는 설명에 놀랐습니다. 그러더니 느닷없이 질문을 하나 던졌습니다.

아참! 이 나무가 뭐 게요?”

나무로 만들어진 솟대를 가리키며 아이는 재밌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떼죽나무! 이 나무를 어항 속에 넣으면 안돼요. 물고기들이 떼로 죽는대서 떼죽나무라고 부른대요. 곤충을 죽이는 약이 들어 있어요. 그런데 30분간 기절했다 살아날 수도 있대요.”

이것저것 생각나는 게 많은지 신나게 조잘대던 입술이 갑자기 솟대위에 올려 진 오리주둥이처럼 야무지게 다물어졌습니다. 잠시 궁리 끝에 말이 이어졌습니다.

엄마! 우리집 말랑이, 파돌이랑 콕콕이도 가까이하면 절대로 안 되겠어요!”

말랑이는 현규가 키우는 햄스터이고, 이웃사촌 파돌이랑 콕콕이는 알 낳는 메추라기입니다. 전에 키우던 구피들이 한꺼번에 죽었던 것이 기억났나 봅니다.

 

고누놀이

2015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프로그램 중 연기향토박물관(세종특별자치시 연서면 양대길 34-4)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3월에 전통놀이 체험활동대상학교를 선정하여 4~10월까지 해당 초등학교를 직접 방문할 예정입니다.

소원을 들어 주는 솟대 만들기뿐 아니라 참고누 놀이 배우기’, ‘나만의 한지거울 만들기’, ‘활쏘기등이 각 학교에 2시간씩 총 8차시로 구성되어 진행되고 있습니다. 교과서에 나오는 놀이에 대한 역사와 놀이의 뿌리를 배우고 놀이로서 학습과 꿈을 심어준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이는 역사적 사실을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놀이 속에 숨어 있는 우리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갖도록 하고자 함입니다. ‘길 위의 인문학은 도서관이나 박물관에서 사회교육의 활성화와 지적·예술적·문화적 역량의 기본이 되는 인문학 소양을 진작시키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공모사업입니다.

 

활쏘기

큰 아이 정규(4)반에서도 1,2교시에 활쏘기활동(521)을 한다는 소식에 담임선생님께 취재요청을 드렸던 참입니다. 일찍 일어나는 아이들이라 평소엔 여유롭던 아침이 엄마가 분주해지자 목소리부터 커지고 말았습니다. 일찍 학교가기 좋아하는 형은 벌써 등교했지만 받아쓰기 연습하느라 같이 나서지 못한 현규는 지각이라며 울상입니다.

마당에 떠렀트렸습니다. -> 마당에 떨어뜨렸습니다.

옜날 옜적에 -> 옛날 옛적에

다 틀렸네! 여기다 5번씩 다시 써! 그러고 나서 이 닦고 세수하고 옷 입고 학교 갈 준비 얼른 해! 엄마도 나가야 해! 그러니까.......”

맞은 것도 있다는 말도 원래 한번만 다시 쓰는 거라는 말도 나는 문어발이 아니라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없다는 말도 이미 들리지 않습니다. 들썩이는 아이 어깨도 속상한 아이표정도 보지 못했습니다.

 

1교시 시작종과 함께 잘 생긴 선생님 한 분이 죽궁을 한 아름 안고 교실로 들어서자 아이들 환호성이 이어집니다. 담임선생님께 소개를 받은 학예사 석진희 선생님께서 우리나라 활의 역사에 대해 프리젠테이션을 시작하셨습니다.

 

4-가람반 선생님 활쏘기

난중일기를 보면 이순신 장군은 비가 오거나 눈이 와도 어김없이 매일 300~500발의 활쏘기 연습을 했다고 합니다. 동이(東夷)는 중국이 우리나라를 가리키는 말인데 동쪽의 큰() ()을 잘 쏘는 나라라는 뜻이 담겨져 있습니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고구려의 시조 주몽의 뜻도 활 잘 쏘는 아이를 이르는 말이었습니다. 말을 타고 화살을 쏘거나 사냥을 하는 장면을 묘사한 이 그림은 수렵도입니다. 고구려인들의 기상을 잘 나타내고 있지요!”

계속되는 설명에 와~하는 탄성이 군데군데 터져 나왔습니다.

옛날에 활을 어떻게 쏘게 되었을까요?”

여기저기 아이들의 대답이 쏟아집니다.

사냥하려고요!”

시합하려고요!”

시작은 구석기 동굴생활을 할 때 밤에 맹수의 침입에 대비하기 위해 활을 만들었지요. 신석기 슴베찌르개는 화살촉의 용도로 사용된 사냥도구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설명을 마친 선생님은 칠판에 과녁을 동그랗고 크게 그리고 나서 가운데부터 100, 50, 30, 20, 10점을 적으셨습니다.

 

           “Shoot for the moon! Even if you miss, you will still be among the stars.”

                                                                                                           -레스 브라운-

응원과 격려, 쉬움과 탄성이 오가며 순서대로 활쏘기를 해보니 100점이란 역시 어려운 점수인가 봅니다. 그러나 차신우, 신건명 그리고 이지영 학생 세 명은 만주 벌판을 누볐던 고구려인의 후손인 듯 단번에 중앙 과녁을 떡하니 뚫어 버렸습니다. 연습게임이라지만 화살 한 개도 과녁에 닿지 못한 정규는 엄마가 와 있어 꽤 부담스럽나 봅니다.

결국 반 아이들 모두의 응원에 담임선생님까지 합세하셔서 200점이라는 놀랄만한 점수로 마지막 남은 3(이상준, 유다인, 이예찬)에게도 활이 돌아갔습니다. 한선미 선생님께서는 전생에 나라를 구하신 장군이었음에 틀림이 없습니다. 속상한 마음에 엎드려 있던 상준이와 예찬이가 슬며시 고개를 들고 살아났으니까요!

금세 19명의 가람반아이들 모두 활 통을 둘러맨 장수가 되었습니다.

1030분이 되자 스피커에서 국민체조가 흘러나옵니다. 11시까지는 중간놀이 시간입니다. 가람반친구들은 당연히 활쏘기 시합을 본격적으로 해 볼 참입니다. 운동장으로 강당으로 체조를 마친 아이들이 담임선생님과 함께 쏟아져 나왔습니다.

나오는 길에 운동장에 서 계신 교장선생님을 만났습니다.

교장선생님! 중간놀이시간이 뭐지요?”

아침방송조회가 있는 월요일 빼고, ~금요일까지 진행하고 있는 ‘30분 맘껏 놀기시간입니다. 놀이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뿐 아니라 사회성을 기르고, 배려와 협력을 배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선생님들과 의논해서 우리학교 특색사업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교장선생님의 고운초등학교 경영의지를 보면 학생상에 바르게 행동하고 저마다 으뜸인 학생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저마다 으뜸인 학생은 공부만이 아니라 급식 먼저 먹기 1, 활쏘기 1, 학교 빨리 오기 1, 줄넘기 1등 등 자신에 맞는 꿈과 끼를 찾아 다양하게 으뜸인 학생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 시작을 이 놀이시간에 두고 계신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호모루덴스(놀이하는 인간)를 말한 호이징가는 놀이는 단순히 논다가 아닌 정신적 창조활동을 가리킨다고 하였습니다. 풍부한 상상의 세계에서 다양한 창조활동을 전개하는 학문, 예술등 인간의 전체적인 발전에 기여한다고 보는 모든 것을 의미합니다. [위키 백과]

새로운 학교, 행복한 아이들세종교육이 만들어 갑니다

이 신문광고를 보셨나요?

최교진 교육감님께서는 새로운이란 새 건물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교육으로 아이들이 배움으로써 행복을 느끼게 하겠다는 의미라고 하셨습니다. 엄창섭 교장선생님께서 아이들이 배우는 즐거움을 느끼게 하기 위해 선생님들께 부탁하신 말씀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아이와 눈 마주치기

그러기 위해 아침에 출근해서 수업 전까지는 컴퓨터를 켜지 말고 등교하는 아이들과 아침인사를 나누는 것이랍니다. 오늘 아이가 아픈지, 슬픈지, 기쁜지 표정을 읽고 사랑, 지지, 격려, 칭찬을 해 주는 것이랍니다. 아침에 현규는 분명 담임 선생님께 위로를 받았을 것입니다. 엄마가 보지 못한 속상함을 어루만져 주셨을 것입니다. 저 쪽 운동장에서 철봉을 하던 현규가 어느새 달려와 제 다리를 잡고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으니까요!

Posted by 백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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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와~ 역시나 입니다.
    좀 더 있으면 저와 경쟁관계가 될 것 같습니다.
    분발해야겠습니다

    2015.07.30 09:0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백샘은 할 이야기가 참 많은 사람이군요. 역시나. 역시나.
    좋은 교육 좋은 사회 좋은 가정 만들려면 이야기가 많은 사람이어야 합니다.
    기대와 응원을 보냅니다. 8월에는 한번 봐야하지 않을까욤?
    김용택 선생님 모시고 식사 한번 합시당~ ^^

    2015.07.31 20: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해야지요~고럼고럼! ㅋ
      오늘 정규ᆞ현규가 먼저 선생님과 추어탕도 먹고 아이스크림도 먹었소! 선생님께서 애들한테 재밌는 책을 골라 주셔서...울 정규가 한 뼘은 자랐소.

      2015.07.31 21:36 신고 [ ADDR : EDIT/ DEL ]
  3. 그럼~ 그 이야기 주인공이 그대였구려. 옴마나....하하하하하하하 부럽소~~~~

    2015.07.31 21: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아이스크림은 떼찌~ 라며~~ ㅋㅋ

    2015.07.31 21: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그 이야기 그런거 있소. 선생님 페북에 들어가 보면 알텐데... 안 들어가 보았군. 참말 그 이야기 주인공이 부럽더만...그대라고는 생각도 못했다오. 암튼 잘 했소. 넘넘 잘했소~~~

    2015.07.31 22: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